Computer Science

[Computer Science] 전자컴퓨팅의 여명

Sergemeow 2022. 11. 1. 23:52

컴퓨터 작동의 근원은 어디일까?

바로 on/off, 즉 0/1 스위치일 것이다. 단순한 0/1 스위치들이 어떻게 모여 컴퓨팅을 하는지는 차후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비싼 계산기 시절의 컴퓨터는 거대하고 복잡한 배전반과 코드들의 집합체였다. 필요한 계산법에 따라 사람이 직접 코드들을 뽑고 끼워 맞추는 것이 당시의 프로그래밍이었다. 요즘도 쓰이는 코딩(coding)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온오프 스위치의 자동화는 계전기라고도 불리는 릴레이의 사용으로 가능해졌다.

초창기의 릴레이는 기계장치였다. 제어선에 전기가 흐르면 전자기장이 발생하여 스위치를 당겨주고 밀어주고 하는 식으로 사용되었다. 말하자면 전선이 수도관이고 제어선이 수도밸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계적인 움직임이었기에 동작속도가 한계가 있었고 모든 기계장치의 숙명인 동작부위의 마모로 인해 기대수명이 길지 못했다. 1940년대 좋은 품질의 릴레이는 초당 40번까지도 동작했는데, 현대의 수 기가 헤르츠에 달하는 클럭을 가진 CPU들에 비하면 40 클럭은 초라해보이지만 기계장치의 동작부위를 닳게 하는데에는 큰 영향을 줬다. 하버드 마크I은 3천개가 넘는 릴레이로 이루어져 있었고 릴레이 수명을 길게 잡아 5년이라 가정해도 하루 평균 두개씩은 교체해줘야하는 양이었다. 그럼에도 연산속도는 현대의 컴퓨터와 비교하면 처참하게 느렸기에 여러일이 소요되는 작업을 해야한다면 지옥 같았을 것이다.


릴레이의 대안으로 부상된 것은 진공관이었다. 요즘도 스테레오에 신경쓰는 사람들은 진공관 엠프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 진공관이 맞다. 

기본적으로 전구와 유사했기에 파손위험이 있고 크기가 크며 필라멘트가 타버릴 위험이 있었지만 진공관에는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신뢰성 있었고 초당 수천번의 작동이 가능했기에 반세기가량 널리 사용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암호 해독을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계산기에 천개가 넘는 진공관이 사용되었는데 그 계산기를 열개 돌려가면서 암호 해독을 했다고. 


혜성처럼 등장하며 진공관의 단점을 모두 커버한 것은 트랜지스터였다. 트랜지스터의 작동원리에는 양자역학이 적용되어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전기가 통하는 도체나 통하지 않는 부도체가 아닌, 조건부로 전기가 통하는 반도체가 있고 이것을 통해 제어선에서 주는 신호에 따라 전기가 흐르고 끊기게 해주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진공관보다 더 빠르고(초당 만번 가량 작동 - 현대의 트랜지스터는 수백만번 작동한다) 작으며 저렴했고 신뢰성 높았기에 더 작고 더 저렴한 컴퓨터의 생산을 가능하게 해줬다. 컴퓨터가 기존 정부기관의 비싼 장치가 아니라 처음 상업적으로 만들어지게된 것도 컴퓨터가 트랜지스터를 품기 시작하면서이다. 

산호세와 샌프란시스코 사이의 산타클라라 밸리에서 트랜지스터의 큰 발달이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이 곳은 반도체 생산의 주 물질 이름을 붙여 실리콘밸리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왼쪽 두가지는 IC, 세번재는 트랜지스터, 그리고 가장 오른쪽 물건은 진공관이다.

지금 널리 쓰이는 IC(integrated circuit : 집적회로)는 초정밀설계된 수많은 트랜지스터들을 포함시킨 회로이다. 달리말하자면 기계식 릴레이와 진공관을 거쳐 우린 지금 트랜지스터를 컴퓨터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